재계 '적과의 동침' 확산…라이벌 삼성·LG도 손잡고 시너지 노려
재계 '적과의 동침' 확산…라이벌 삼성·LG도 손잡고 시너지 노려
  • 최정윤 기자
  • 승인 2019.06.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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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광고회사 이노션은 지난달 롯데그룹 영화 제작·배급사인 롯데컬처웍스와 신사업 발굴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을 위해 주식을 맞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노션 최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의 지분 10.3%를 롯데컬처웍스에 넘기는 대신, 롯데컬처웍스는 신주 13.6%를 발행해 정 고문에게 배정했다.

두 회사는 "사업 협력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선제 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콘텐츠 사업, 글로벌 진출 확대, 광고 사업 등에서 업무 제휴와 공동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오너 일가가 자신의 지분을 롯데그룹 계열사에 넘기고, 롯데 역시 현대차 오너 일가에 계열사 지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협력 사례로 꼽힌다.

재계에 ‘적과의 동침’이 확산되고 있다. 경쟁자라도 공동으로 사업을 해야 하면 협력하고, 한때 앙숙이었던 기업과도 손을 잡는 것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육현표 에스원 사장이 올 4월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육현표 에스원 사장이 올 4월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LG유플러스 제공

◇ LG-삼성,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맞손’

LG유플러스는 올 4월 에스원과 손잡고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대기업(B2B) 영역에서 통신 상품과 보안 서비스의 결합을 추진하고, 에스원은 LG유플러스 사업장에 강화된 보안 서비스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에스원에 통신 인프라와 양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영기 에스원 보안사업부장(부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연결과 개방,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삼성은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 그룹이지만 치열한 통신·보안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1·2위 기업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지난해 6월 주유소를 공유인프라로 활용한 첫번째 협력사업으로 신개념 택배서비스 ‘홈픽(Homepick)’을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한시간 이내 픽업’이라는 서비스 장점과 두 회사가 보유한 주유소를 기반으로 정식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하루 주문량이 1만건을 돌파했다.

두 회사는 홈픽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 두번째 협력사업으로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서비스 ‘큐부(QBoo)’를 공동으로 선보였다. 큐부는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 보관, 중고물품 거래, 세탁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무인 택배 보관 서비스라 중고물품 거래시 상대방과 직접 만나지 않고도 거래가 가능하다. 큐부는 지난해 말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와 관악구 SK에너지 보라매주유소 등 서울 소재 20개 주유소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롯데렌탈의 자회사이자 카셰어링 서비스 회사인 그린카에 3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롯데렌탈의 자회사이자 카셰어링 서비스 회사인 그린카에 3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GS칼텍스 제공

◇ GS, 롯데 계열 카셰어링 회사에 지분 투자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롯데그룹 렌터카 회사인 롯데렌탈의 자회사 그린카에 350억원을 투자, 지분 10%를 확보했다. 그린카는 카셰어링 서비스 회사로 3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그린카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통해 카셰어링 시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주유소, 주차장 인프라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GS칼텍스는 자동차 O2O 서비스 ‘카닥’,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커머스 솔루션 업체 ‘오윈’ 등에도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에너지·화학기업 OCI (92,900원▼ 100 -0.11%)는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과 올 4월 제철부산물을 활용한 화학 분야 협력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철강공정 부산물에서 나오는 석탄화학 원료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 카본소재 원료인 소프트피치 제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강화 플라스틱의 중간 소재 생산 등을 추진한다. 김택중 OCI 사장은 "고품질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기초소재와 화학분야에서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되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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